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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남촌님작)

남촌님 작품(새들놀방)

by 들 국 화 2011. 12. 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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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바다 / 유영관(남촌의다락방)작
 
 
삭막한 바다로 가는 길
퍼석퍼석한 보리밭길 따라
불어터진 갈대만이 흐느적일 뿐
개웅도 포구도 잠들고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바다
격렬한 숨을 뭍으로 토해내며
무심했던 달과 시간에 쫓기던 철새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전해 준다


겨울비가 내리던 날
삐거덕대는 빈배만 선창에 남긴 채
막걸리 한 순배씩 돌리고 있는
술취한 늙은 어부의 술주정까지도
담담하게 듣고 있다
 


하얀 눈이 펑펑 오던 날
마음을 열고 눈을 지긋이 감은 채로
엊그제 찾아와서 눈물 흠뻑 쏟고 간
 


그녀와 그 사내의 고백도
깊고 깊은 천년 옥에 감취두고
시고 시린 하얀 눈만 가슴에 쓸어
담는다
 
 

겨울바다와 짧은 만남은
긴 여운을 손에 쥐어주며
내년에 다시 오라 한다
보리밭길 따라 개웅 지나
배 떠난 포구로 다시 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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