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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여름날의 푸념(유영관님 작)

나의이야기 등

by 들 국 화 2013. 9. 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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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 여름날의 푸념 / 유영관

 

설익은 여름이 찾아오던 날

주린 가슴속을 채워 넣지도 못한 채

떡갈나무 갈색 이파리부터 떠올렸다

그때가 오면 그 계절이 오면

희망이 보이는 옥답을 보리라고

 

봄내 화려하던

산 뻐찌도 멍이 되어 뚝뚝 떨어지고

붉다못해 꺼어멓게 타버린 오디눈물들

이 여름엔 먹구름만

미황사 부처 목등 타고 내려온다

 

인연이 버겁기는 매한가지

훌훌 털고 잔걸음질로 달마산을 넘는

배고픈 초생달에

푸념 털어 보낸다

찔레꽃 지던 오후 한나절은

누이 잠든 돌무덤엔

산딸기마저 소리 없이 익어만 가고

 

초여름이 오고 있다

산에는 들에는

밤꽃이 피었다고 부산을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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