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물들이기 / 유영관
오는 봄을 몰랐네
목련등 밝혀 어둠을 지날 때
춥고 긴 계절을 뚫고
들쑥 한 움쿰씩
돋아나는데
오는 사랑을 몰랐네
도둑고양이 발자취보다 더 이름 없이 오는걸
소리없이 온다고 기별이라 해주었다면
기다리기나 해볼걸
가는 사랑 정말 몰랐네
쑥물 베인 옷자락에서
비로소 봄소식을 접하고는
얼룩자욱만 멍하니 바라보네
깊숙이 쑥물 배인 심장
상처 이리도 깊을 줄 몰랐네
봄을 찾아서 / 유영관
십여 리 앞산의 진달래 꽃 내음
동네 어귀의 초가집 돌담길 돌아
이 곳에 당도하려면 이른 시각이다
백목련나무에 하얀 꽃잎 씌우려면
산허리 넘는 길목에 노오란 개나리
촘촘히 꼽아 두기에도
아직은 빠른 날이다
날 풀리고 꽃 피면
그리움이 멈추리라는 염원도
진 사랑에 헐어버린 속살의 상처도
미련없이 떠나버린 철새처럼
또 이 계절을 착시로 여기고 살아야 한다
무등산의 잔설이 더 하얗게 보인다
아직도 내 마음은 언 땅이어서
십여리 길 달려오다 지친 봄 마중이라도 가야겠다
올 몸에는 올 봄에는
내 마음에도 상큼한 꽃바람 기대하면서
봄을 찾으러 신발 끈을 질끈 동여맨다
큰오색딱다구리 육추 (0) | 2011.06.15 |
---|---|
남촌님 시화전 (0) | 2011.06.12 |
검은댕기해오라기.해오라기(남촌님작) (0) | 2011.06.12 |
물총새도 볼일은 본다. (0) | 2011.06.08 |
물총새의 사냥 (0) | 2011.06.0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