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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물들이기(유영관)시

남촌님 작품(새들놀방)

by 들 국 화 2011. 6. 1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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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물들이기 / 유영관

 

오는 봄을 몰랐네

목련등 밝혀 어둠을 지날 때

춥고 긴 계절을 뚫고

들쑥 한 움쿰씩

돋아나는데

 

오는 사랑을 몰랐네

도둑고양이 발자취보다 더 이름 없이 오는걸

소리없이 온다고 기별이라 해주었다면

기다리기나 해볼걸

 

가는 사랑 정말 몰랐네

쑥물 베인 옷자락에서

비로소 봄소식을 접하고는

얼룩자욱만 멍하니 바라보네

 

깊숙이 쑥물 배인 심장

상처 이리도 깊을 줄 몰랐네

 

 

 

봄을 찾아서 / 유영관 

 

십여 리 앞산의 진달래 꽃 내음

동네 어귀의 초가집 돌담길 돌아

이 곳에 당도하려면 이른 시각이다

백목련나무에 하얀 꽃잎 씌우려면

산허리 넘는 길목에 노오란 개나리

촘촘히 꼽아 두기에도

아직은 빠른 날이다

 

날 풀리고 꽃 피면

그리움이 멈추리라는 염원도

진 사랑에 헐어버린 속살의 상처도

미련없이 떠나버린 철새처럼

또 이 계절을 착시로 여기고 살아야 한다

 

무등산의 잔설이 더 하얗게 보인다

 

아직도 내 마음은 언 땅이어서

십여리 길 달려오다 지친 봄 마중이라도 가야겠다

올 몸에는 올 봄에는

내 마음에도 상큼한 꽃바람 기대하면서

봄을 찾으러 신발 끈을 질끈 동여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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