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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촌님 작품(새들놀방)

창포 사랑/풍란(유영관)

by 들 국 화 2011. 6. 7.

 

창포 사랑 / 유영관

 

무등산 약수터 가는 길엔

창포꽃 한 무더기가 있었다

항상

내 눈에 익숙해 버린 꽃무더기

 

노랑 자주 꽃의 순박한 자태가

봄 여름 가을 겨울 피는 건 아니지만

항상

내 마음에는 노랑 붓꽃이 피어 있었다

 

여름이 지나가는 어느 날

말끔히 정리해 버린 약수터 길에서

내 창포 꽃무더기도 어김없이 사라져 버렸다

항상

내년을 위하여 잠시 베어 두었던 것을

내 마음이

창포 피는 계절을 기다림은

이제야 깨달았다

그게 사랑인 것을  

복사 http://lhscan.blog.me/50140354477

 

 

풍란 / 유영관 

 

슬픈 운명으로 태어난

아름다움이 있다

 

깊고 맑은 향기로 인하여

깨어져 버린 아픔이 있다

 

허연 속살을 내비치며

노오란 꽃술에 향기를 가득 담아

내 생애 다하는 그날까지

뿌려주고 싶은데

 

원추리꽃 뒤덮인 고도

풋풋하고 비릿내 나는 바위섬

그곳에 살고 싶은데

 

슬픈 운명으로 살아가는

고귀함이 있다

 

 

나리꽃 / 유영관

 

오뉴월 햇살로

몸살을 앓던 날

터질 듯한 열정 감춘 너는

속세 버리고

신선놀음 하자네

 

잠들어버린

깊은 산 속을

배부른 만월이

뒷짐 지고 지나갈 때

몰래 눈웃음 짓는 너는

내 님보다 더 곱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