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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촌님 시

나의이야기 등

by 들 국 화 2013. 6. 1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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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 유영관

 

날 건드리지 마!

 

봄볕 햇살 온 몸에 받아

눈송이만큼 하얀 향으로

너를 녹아 낼 것이다

춘몽에서 채 깨어나지 못한 그리움을

미향으로 마저 감들게 하고 싶어

  힘들게 하지마!

  날 아프게 하지마!

 

서향대신 가시를 줄 수 있어

뻐꾸기 짝 찾아 메아리로 울면

뜸부기 둥지 틀고 자리잡았다 기별하던 날도

난 한톨 한톨 꽃송이 풀어내고

가는 명주실 뽑아내듯 진향을 뿌린다

  나를 베지마!

  제발 내치지 마!

 

내년에는 꽃가시 하나 더 붙이고

미워해도 미워해도 다시 찾아올 거야

촘촘해진 가시섶이라도

잘 익은 향을 줄게

한 움큼 꽃단지 안고 손사래를 치듯

다시 찾아 올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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